챗GPT 디지털 글쓰기

저자

이광춘, 신종화

공개

2023년 10월 09일

1 글쓰기

글쓰기는 언어와 문자(Writing System) 언어와 문자 체계를 활용해 생각, 지식, 감정을 표현하는 창의적 과정이다. 글쓰기는 시각적 형태로 기록되어 말하기와 달리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과거 물리적 매체에 담겨 후대에 전달됨에 따라 일부 손상과 유실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현재는 다양한 디지털 문서 형태로 손실 없이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글쓰기는 단순한 문장 구성을 넘어서 사회, 문화, 과학, 기술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다. 법률 문서와 계약서를 작성하여 사회적 규칙과 약속을 명확히 하고, 과학기술 지식을 문서화하여 현대 문명 발전을 촉진하고, 글쓰기는 교육과 학문에서 지식과 정보의 전달 및 공유 수단으로 세대 간 지식 전승했다. 문화와 예술 분야에서는 창의적 글쓰기가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동시에 사람들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했고 심리와 정신 건강 분야에서는 자기 반성과 성찰을 통한 개인의 성장과 치유에도 글쓰기가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역할을 넘어서, 글쓰기 목적과 형태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정보 전달, 감정 표현, 이야기 전달 등 기존 목적을 넘어서, 글쓰기는 수학과 과학 저작을 위한 TeX / LaTeX 같은 수식 표현도 포함되고, 더 나아가, 최근에 기계와 의사소통을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도 글쓰기의 범주에 포함되고 있다. 교육용 파이썬이나 통계와 데이터 과학, 그리고 과학기술 저작을 위한 R 언어와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들이 글쓰기의 새로운 영역으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다.

현대 글쓰기의 특징 중 하나로 디지털 전환과 연결성을 꼽을 수 있고 그 중심에 인터넷과 웹의 출현이 있다. 인터넷이 전 세계 컴퓨터를 거대한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시켰다면, 웹은 인터넷 위에서 작동하는 정보 공간을 열었다. 인터넷과 웹은 글쓰기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글로벌 수준으로 확장시킴으로써 저자와 독자 사이 시공간적 제약을 크게 줄여, 다양한 문화와 언어 뿐만 아니라 그 이전 세대에서 경험하지 못한 정보와 지식의 융합을 가져왔으며,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 신속한 글쓰기 측면도 크게 부각됐다.

과거 글쓰기 매체가 주로 종이에 기반했다면, 웹의 출현은 웹사이트, 블로그, 소셜 미디어(SNS)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글을 작성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독자가 저자에게 직접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인터랙티브한 환경도 제공함에 따라 글쓰기는 단방향적인 정보 전달에서 양방향적인 대화로 빠르게 진화했다. 텍스트가 종이 매체에서 주류를 형성했다면, 웹이 바꾼 글쓰기 생산과 소비환경은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 데이터, 그래프, 다이어그램, 표, 코드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합하여 글을 작성하는 새로운 방식이 가능해졌다.

과거 글쓰기가 주로 물리적 매체, 즉 종이와 펜으로 대표되는 인쇄기술에 크게 의존해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았지만, 디지털 글쓰기 등장으로 이러한 제약과 위험은 크게 줄어들었다. 디지털 글쓰기는 웹사이트, 블로그,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 데이터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통합적으로 전달할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어디서든 접근하고 수정하고 공동저작할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글쓰기 발전은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성장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통한 코딩은 이제 기계와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글쓰기로 간주되고 있다. 글쓰기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감정 표현을 넘어, 고도화된 현대 사회의 기술적, 사회적, 제도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글쓰기 없이는 현대 사회의 복잡한 시스템과 그것을 지탱하는 기술이 존재할 수 없으며, 따라서 글쓰기는 현대 사회 생존에 있어서 불가결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1.1 문서로 보는 민주주의

글쓰기는 권력분립와 민주주의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의 부상이 현체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도 열고 있다. 따라서, 챗GPT로 촉발된 인공지능 사회에서 글쓰기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수 빡에 없다.

삼권분립 원리는 국가의 권력을 입법, 사법, 행정으로 나누어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권력의 독점과 남용을 방지한다. 이 원리는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는 국가 조직의 핵심 원칙으로, 인류 사회가 발전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어 왔다. 삼권분립 원리에서 글쓰기는 중추적인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입법권은 법률을 ’작성’하고, 행정권은 법률을 ’실행’하며, 사법권은 법률을 ’해석’한다. 이 모든 과정은 문서와 글쓰기에 근간을 두고 있어, 글쓰기는 삼권분립 체계를 원활하게 작동시키는 뼈대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은 삼권분립 체계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입법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복잡한 법률 문서의 작성과 데이터 분석을 통한 새로운 법률의 필요성을 예측하고 있으며, 사법 분야에서는 판례 분석과 법률 문서 해석에 있어 뛰어난 능력을 보여, 판사와 변호사의 의사결정 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행정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이 정책 결정에 필요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통찰력을 제공하고, 코딩은 기계와 상호 커뮤니케이션 촉진함으로써 행정 서비스 효율성을 높이고, 국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기여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부상은 삼권분립 체계에서 각 분야의 작동 방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며, 민주주의와 국가 운영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나 항상 기술 발전은 윤리적, 사회적 측면에서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인공지능의 결정 과정이 투명하지 않거나 데이터에 편향이 있을 경우,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문제점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해결책을 마련하고 도입을 추진해야 된다.

글쓰기와 삼권분립

1.2 글쓰기 역사

점토판과 쐐기를 이용한 문자 작성에서 시작하여 중세시대에는 동양에서는 붓과 머루를, 서양에서는 잉크와 새깃털펜을 사용해 저작을 했다. 타자기의 발명은 개인 저작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전동타자기의 등장은 문서 작성의 비용을 절감하고 품질을 향상시키며 출판 과정을 신속화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군용 애니악(ENIAC) 컴퓨터가 민간에 보급되어 IBM이 1964년에 워드 프로세서를, 1969년에 저장 장치를 시장에 출시했다. 이로써 기계식 저작 방식에서 디지털 저작 방식으로 전환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1980년대 전후로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1.0, 워드 퍼펙트, 아래한글과 같은 위지윅(WYSIWYG) 방식이 일반인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면, 문서를 구조적으로 작성하여 컴파일하는 위지윔(WYSIWYM) 방식의 TeX / LaTeX 이 비슷한 시기에 과학기술 전문가들 사이에 자리를 잡아갔다.

글쓰기 저작도구 진화과정

1.2.1 문서 저작 패러다임

아래한글이나 MS 워드 같은 워드 프로세서는 위지위그(WYSIWYG: What You See Is What You Get)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이 방식은 화면에 보이는 서식이 입혀진 텍스트가 최종 출력물과 동일하게 나오는 직관적인 특성을 가진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타자기나 컴파일을 필요로 하는 다른 문서 저작 방식에 비해 경쟁력을 보이며 문서 저작의 주류 소프트웨어로 자리잡았다.

반면, 위지윔(WYSIWYM: What You See Is What You Mean) 방식의 대표적인 예는 LaTeX(레이텍)이다. 이 방식은 구조화된 형태로 문서를 작성한 후 컴파일을 통해 출판 가능한 PDF 파일을 생성한다. LaTeX의 주요 장점은 수식, 그래프, 표 등 다양한 구성요소를 미려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문학적 프로그래밍(literate programming)” 패러다임을 통해 텍스트와 코드를 함께 담을 수 있고 위지위그 방식 워드프로세서 보다 문서가 복잡할수록 진가를 보여준다.

문서 저작 패러다임

최근 문서저작 도구의 패러다임은 눈에 띄는 변화를 겪고 있다. 과거에는 일반 사용자를 위한 위지위그(WYSIWYG)와 과학기술 전문가를 위한 위지윔(WYSIWYM)이라는 두 가지 주요 패러다임으로 문서저작 도구가 명확하게 구분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 AI 기술이 위지위그 패러다임에 본격적으로 도입되어, 워드프로세서부터 엑셀, 파워포인트,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래밍, 그리고 멀티미디어 저작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위지윔 패러다임도 마크다운, 팬독(pandoc), R/Python, LaTeX 엔진 등 단위기술 발전과 함께 생성형 AI기술이 적극 반영된 RStudio, 주피터, VS코드와 같은 통합개발환경(IDE)의 발전을 통해 두 패러다임 경계가 점차 흐릿해지고 있다.

문서저작의 복잡성이 증가함에 따라 재현성, 추적성, 협업, 코딩, 버전 제어, 자동화, 생산성이 중요한 저작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복잡한 문서저작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문학적 프로그래밍 패러다임이 주목받고 있다.

1.2.2 문서 도구 역사

사람과 의사소통하는 텍스트와 기계와 의사소통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작성하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텍스트는 문서를 작성하고, 프로그래밍 언어는 코드를 작성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모두 문서를 작성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문서 작성과 코드 통합은 오래 전부터 컴퓨터 과학과 데이터 과학에서 중요한 주제였다. 그 결과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고 도구도 개발되었다.

도널드 크누쓰 교수가 1978년 수식이 포함된 과학문서 작성에 특화되어 TeX를 개발하였고, 1984년 문학적 프로그래밍 개념을 제안하면서 텍스트와 코드를 섞어 문서와 프로그램을 동시에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선보였다. 1985년에 레슬리 램포트가 TeX을 기반으로 LaTeX을 개발하여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문서저작 도구로 자리잡았다. (Knuth, 1984; Spivak, 1990)

1988년에 울프람 박사가 매쓰매티카 노트북(Mathematica Notebooks)을 개발하여 수학과 과학 연구를 위한 고급 작업 환경을 제공했지만 한동안 특별한 도구나 개념의 진전은 없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2001년에 페르난도 페레즈가 파이썬 대화하여 IPython을 개발했고, 2003년에 이맥스(Emacs) 텍스트 편집기에서 동작하는 작업 관리 및 문서 작성 도구인 이맥스 Org-mode를 개발했다. 2004년에 존 그루버가 웹 문서를 쉽게 작성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경량 마크업 언어 마크다운(Markdown)을 공개했다.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팬독(Pandoc) 개발이 시작되면서 다양한 마크업 언어 간 자유로운 변환이 가능하게 되었다.

페르난도 페레즈는 2011년 파이썬 기반 iPython Notebook을 개발했고, 곧 이어 2012년 R 기반 knitr 개발이 본격화되었다. 2014년에 페르난도 페레즈가 다시 한번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지원하는 주피터 프로젝트(Project Jupyter)를 주도하고 있으며, 2020년 RStudio로 잘 알려진 포짓(Posit) J.J. 알레어 대표가 과학기술 문서 작성과 데이터 과학에 특화된 쿼토(Quarto)를 개발하여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연도 도구 개발자
1978 TeX Donald Knuth
1984 Literate Programming Donald Knuth
1988 Mathematica Notebooks Stephen Wolfram
2001 IPython Fernando Perez
2003 Emacs org-mode Carsten Dominik
2004 Markdown John Gruber
2005 Sage Notebook William Stein
2006 Pandoc John MacFarlane
2009 GitHub Flavored Markdown Tom Preston-Werner
2011 iPython Notebook Fernando Perez
2012 knitr Yihui Xie
2014 Project Jupyter Fernando Perez
2020 쿼토 (Quarto) J.J. Allaire
Knuth, D. E. (1984). Literate Programming. Comput. J., 27(2), 97–111. https://doi.org/10.1093/comjnl/27.2.97
Spivak, M. (1990). The Joy of TeX, a Gourmet Guide to Typesetting with the AmSTeX Macro Package: A Gourmet Guide to Typesetting with the AMS-TEX Macro Package. American Mathematical Soc.